![]() 정찬기 전 민주당 광주시당 부위원장, 전 민주당 국방안보특별위원회 부위원장 |
우리 국민의 선택이 얼마나 지혜롭고 현명했는지를, 역사는 결과로 말하지만, 그 결과의 이면에는 위기의 순간마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의 현명한 판단과 지혜로운 행동이 있었다.
우리는 그 갈림길 한복판에 서 있었다. 작년 겨울 초입의 밤에 국가 통치권자는 아무런 사회적 합의도, 국민적 동의도 없이 느닷없이 계엄을 선포했다.
민주공화국에서 계엄은 민주정신이 위기의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날의 계엄은 위기 대응이 아니라 개인의 사욕을 챙기려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려는 시도였다는 점이 이후 만 천하에 드러났다. 그 순간 온 나라를 감쌌던 불안은 결코 기우가 아니었다.
헌법은 부당한 계엄에 대해 국회가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그때 국회 다수 의석이 민주 세력의 손에 있지 않았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졌을 것이다. 계엄 해제는 불가능했을 것이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회복하기 어려운 길로 접어들었을지도 모른다.
내란 특검 수사를 통해 밝혀진 음모의 실체는 참으로 끔찍하다. 계엄 세력은 단순히 군 통제를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주요 정치인과 계엄 반대 인사들을 체포·잡아 가둘 명단을 사전에 작성했고, 불법 구금 시설 운영과 강압 수사, 심지어 물리적 제거까지 염두에 둔 정황들이 확인되었다.
국회를 무력화하고 언론을 장악하며, 사법 절차를 우회해 반대 세력을 ‘국가 전복 세력’으로 몰아 제거하려는 시나리오가 구체적으로 준비되고 있었다.
이는 단순한 권력 남용이 아니라, 민주주의 자체를 말살하려는 계획이었다. 만약 그 음모가 실행되었다면, 이 나라는 공포 정치 아래 놓였을 것이며 국민은 침묵을 강요당하는 독재 국가의 시민으로 전락했을 것이다. 특검이 밝혀낸 사실들은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 문턱까지 갔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그러나 그 비극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오직 하나, 국민의 현명하고 지혜로운 선택 때문이다.
국민은 선거를 통해 민주당에 압도적 다수를 부여했고, 그 결과 국회는 계엄을 해제할 수 있었으며 내란 세력에 대한 단죄의 길도 열렸다. 오늘 우리가 국민주권정부와 함께 내란수괴가 망쳐놓은 민주 국가를 재건하고, 사회를 안정 속에서 다시 세워가고 있는 것도 그 선택의 연장선에 있다.
개혁은 말이 아니라 입법으로 완성된다. 부정부패와 권력 사유화, 민주 질서를 위협하는 모든 사회악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국민 편에 선 국회가 신속하고 단호하게 움직여야 한다. 지금 그것이 가능한 이유 역시 국민이 민주 세력을 다수당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늘 현명했다. 국익을 우선했고, 국민의 행복과 나라의 안정을 중심에 두었다. 위기의 순간마다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선택을 해왔다.
천만다행이다. 국민의 선택이 나라를 지켜냈다는 사실이, 어제처럼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우리 국민이 현명함을 굳건히 이어가길 바란다.
민주주의는 한 번의 승리가 아니라, 끊임없는 선택과 경계 속에서 지켜지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내란 특검단이 180일간 밤잠까지 잊은 채 내란수괴와 그의 동조 세력이 기획한 끔찍한 음모들과 자행한 사실을 밝혀내는 국민의 명령 완수에 마침표를 찍었다. 국민으로서 조은석 특검단장을 비롯한 모두에게 고생이 많았다고 격려를 보낸다. 하지만 특검단에 아쉬움도 있다.
깔끔하게 밝혀내지 못한 것은 법이 허용한다면 2차 특검을 통해 끝까지 파헤쳐 진실을 밝혀야 국민 속이 시원하지 않을까 싶다. 논에 피를 뽑다 말면 온 벼가 피에 고사된다고 했다. 민주 국민을 무자비하게 말살하려 한 윤석열의 내란 음모는 먼지털이 하나까지 찾아내어 천심 국민의 이름으로 천벌을 내려야 한다.
이제 특검이 밝힌 사실들을 사법이 벌하는 시간이 남았다. 지난 겨울밤 계엄으로 공포에 떨었던 국민은 사법부를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오늘 국민은 대법원장과 일부 판사들에 대한 불만이 넘치고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명심한 가운데 신속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
내란 특검 결과는 하나도 빠짐없이 백서로 남겨 다시는 내란자의 소행이 대한민국에서 없도록 후세가 기억하게 했으면 한다.
journalnew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