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문화재단, 도심 속 구들장논에 시작된 돌봄의 여정 |
구들장논에서 펼쳐진 이번 공공예술 프로젝트는 생태예술그룹 ‘굳이백배미’와 광주문화재단 ‘2026 문화예술 창의랩(Lab)’ 사업 ‘생태예술랩’에 모인 지역 예비 청년기획자 13인이 공동 기획해 추진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퍼포먼스예술가, 사진작가, 요리연구가, 시각예술가, 도시농부, 기획자, 연구자, 철학자, 문화예술교육가 등으로 구성된 ‘굳이백배미’ 멤버 9인과, 조선대학교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앵커)사업의 일환으로 운영 중인 광주문화재단 2026 문화예술 창의랩(Lab) 사업의 ‘생태예술랩’ 교육생 13인이 함께했다. 예술가와 지역의 예비 청년기획자가 뜻을 모아 함께 고민하고 상상하며 만들어 낸 과정 중심의 생태예술 콘텐츠라는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의미가 더욱 크다.
이날 진행된 ‘1인 1종 1모내기’ 프로젝트는 일제강점기의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졌던 우리 토종벼 100종(북흑조, 자광도, 대추찰, 자나, 대구나, 붉은차나락 등)을 100인의 시민협력예술가가 한 품종씩 정성스럽게 심는 집단적 예술 실천의 장이었다. 참여자들은 도심 속의 아주 작은 구들장논을 무대로 삼아 자신이 맡은 품종의 토종모를 심고 응원 퍼포먼스를 펼쳤다.
시민협력예술가들은 100인이 차례로 모내기를 하는 동안 ‘예술적 피크닉’을 즐겼다. 모내기를 모두 마칠 때까지 각자 준비해 온 새참을 함께 나누며 도심 속 피크닉을 즐겼으며, 이날은 한마음 한뜻으로 쓰레기 없는 행사를 지향하며 손수 챙겨온 텀블러와 도시락통을 이용하는 등 친환경 실천에 앞장섰다.
또한, 굳이백배미 팀이 개발한 ‘뉜고 게임’, ‘귀신 씻나락 까먹기’뿐만 아니라, 생태예술랩 예비 청년기획자들이 개발한 ‘쌀랄라 게임(청각·시각·촉각으로 쌀 무게 맞추기)’ 등 오감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놀이로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참여자들이 광목천에 자연물을 타염하여 공동 현수막을 제작하고, 각자 심은 토종벼 카드를 직접 만들어 기록하는 쌀카드 전시도 함께 운영되어 눈길을 끌었다. 모내기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던 ‘굳이응원제’에서는 100종의 토종벼 이름을 일일이 낭독하고 손수 만든 악기와 캐스터네츠, 트라이앵글, 실로폰 등을 두드리면서 토종모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는 의례를 진행했다.
이날 검은깨쌀벼를 심은 한 시민협력예술가는 “검은깨쌀벼가 어떻게 자랄지 정말 궁금하고, 굳이백배미에 남녀노소가 가득해서 더 좋다”라며 “모를 처음 심어봐서 손끝에 닿는 촉감이 정말 신기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모내기를 마친 100종의 토종벼는 또 다른 예술적 실천으로 이어진다. 100인의 시민협력예술가들은 ‘하루돌봄 우체통’을 열어 100일 동안 하루에 한 명씩 릴레이로 논을 돌보고, 그 과정을 ‘하루돌봄 일지’에 생생히 기록할 예정이다. 이들의 100일간의 돌봄 여정은 가을철 ‘추수’를 거쳐, 다가오는 겨울 직접 수확을 통해 ‘밥먹는 날’ 행사로 이어진다. 100종의 쌀을 직접 수확하여 밥을 지어 나누는 행위를 통해 함께 심고, 돌보고, 먹는 일련의 집단적 예술 실천의 온전한 마침표를 찍게 된다.
굳이백배미 팀은 “서로 전혀 몰랐던 도심 속 시민들이 구들장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연결되고, 함께 논을 돌보는 실천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라며, “100종의 토종벼와 100명의 시민, 그리고 100일의 돌봄이 만들어낼 이 시간은 그 어디에도 없었던, 그리고 다시 쉽게 반복될 수 없는 유일무이한 과정 중심의 공공예술 실험이자 생태예술로 축적될 것”이라고 전했다.
광주문화재단 배동환 사무처장은 “문화예술 분야 인재양성을 취지로 운영되는 올 ‘2026 문화예술 창의랩(Lab)’사업의 첫 결실이 벌써 싹을 틔우고 있다”라며, “광주와 전주 그리고 함평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생태예술그룹 ‘굳이백배미’팀이 ‘생태예술랩’의 랩장으로 함께함으로써 교육생들에게 기획자로서 성장하는 소중한 기획의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2026 문화예술 창의랩(Lab)’ 사업은 지역의 청년 기획자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단순한 이론 교육을 넘어,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젝트 기반 문화예술 인력양성 프로그램이다. 생태예술랩, 인문학랩, 축제랩 총 3가지 장르별 랩(Lab)에서 실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문화예술 현장과 밀접하게 연결된 실무 경험을 쌓게 된다. 본 사업은 조선대학교 앵커사업단과 함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