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없는 새는 어떻게 착륙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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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없는 새는 어떻게 착륙해야 하는가

정찬기 前 민주당국방안보특위 부위원장 현 한국문협시인
[뉴스앤저널]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원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원로는 세월이 만들어주는 호칭이 아니다.
긴 시간 동안 쌓아온 절제와 품격, 그리고 자신을 내려놓을 줄 아는 지혜가 만들어내는 이름이다.

젊고 기세가 등등하던 시절에는 정보력과 영향력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누구보다 앞서고, 누구보다 크게 말하며 세상을 움직이는 일도 가능하다.

그러나 세월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한때의 명성과 영향력은 영원하지 않다.
'발 없는 새'의 이야기가 있다. 평생 하늘을 날다가 단 한 번 땅에 내려앉는다는 새. 그 마지막 착륙이 초라하고, 곁을 지키는 이 하나 없는 쓸쓸한 자리라면 얼마나 허망하겠는가.

원로의 마지막 모습은 더욱 중요하다.
큰 목소리로 존재감을 드러내려 하거나, 편중된 언어와 감정적인 발언으로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는 모습은 오히려 스스로 쌓아온 명예를 깎아내릴 수 있다.

특히 특정인을 향한 비하성 발언이나 지나친 정치적 개입은 원로의 권위를 세우기보다 스스로의 품격을 무너뜨릴 위험이 크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 기억하는 역사다.
사람들은 한 인물의 젊은 시절만을 기억하지 않는다.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했는지,
그 착륙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오래 기억한다.

팔순이 넘은 세라는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인생의 황혼은 존재한다. 언젠가 찾아올 마지막 착륙의 순간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필요한 것은 말의 무게를 덜어내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당권을 둘러싼 이렇다 저렇다 하는 훈수나 정치적 개입이 아니라, 후배들이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한 걸음 물러나 지켜보는 원로의 여유와 절제다.

젊은 세대가 어른을 향해 이런 말씀을 드려야 하는 현실은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일이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어른을 공경하고 경로효친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
그렇기에 더욱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제는 말씀을 줄이고 품격을 남겨주십시오.
원로의 마지막 모습은 큰 목소리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비꼬는 말이나 날 선 표현에서도 완성되지 않는다. 깊은 침묵과 절제, 그리고 자신을 낮추는 여백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부디 마지막 착륙이 슬프고 허망하지 않기를 바란다. 후배들이 존경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그리고 스스로 어렵게 쌓아온 명예가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원로는 마지막까지 원로다워야 한다.

발 없는 새의 마지막 착륙이 아름답기를 바란다.

민슬기 기자 journa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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